스스로 경계하다 나이가 쉰이 되는 가을 구월 초하루에 자경잠(自儆箴)을 지어서, 아침저녁으로 보면서 스스로 힘쓰려 한다. 가까운 듯 하다가도 멀어지고 얻은 듯 하다가도 잃어버리게 된다. 멀어졌다가 이따금 가까워지기도 하고, 잃었다가 이따금 얻기도 한다. 아득하여 어쩔 줄 모르는 듯도 하고, 빛나서 보이는 듯도 하다. 빛나던 것이 어두워지기도 하고, 아득하던 것이 간혹 밝아지기도 한다. 그만 두려 해도 차마 그럴 수 없고, 힘써 해보려 해도 부족하다. 마땅히 스스로 책망하고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거백옥은) 쉰 살에도 마흔 아홉 살까지의 잘못된 점을 알았고, (무공은) 아흔 살에도 억시를 지었으니 이것은 옛날에 스스로 힘쓰던 일이었다. 오히려 한순간도 게을리 하지 아니 하였으니 힘쓰고 힘쓸지어다. 자..
Buckshot님의 포스트 를 읽다가 문득 느낀바가 있다. 왕비는 요술거울에게 항상 물어봤다. "백설공주가 예쁘니? 내가 예쁘니?" 이건 좋은 질문이 아니다. 요술거울은 내가 열등감을 느끼는 대상과 나를 비교하는 질문을 던지는 용도로 사용하면 안 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내일의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열등감의 맥락에 갇힌 채 던지는 질문 속엔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나에게 집중할 때 내가 보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나에 대한 앎을 확장하고 나에 대한 앎을 압축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끊임 없는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아름다운 flow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시시콜콜한 남들과의 비교는 하면 할 수록 무의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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