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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보험설계사와의 상담 후, 그의 상담내용 중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해보는 글입니다.


연금보험을 몇 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끔 보험설계사가 직접 찾아와서 현재 나의 재무상태를 분석 해주고, 향후 계획을 같이 고민해준다. 

찾아오는 보험설계사가 매번 바뀌는 게 좀 꺼림직 하지만, 어느 정도 유익한 정보도 주고 간다.


이번에 찾아온 설계사의 목적은 '변액 연금보험 가입'이었고, 이번 만남을 내 나름대로 분석해본다.



[ 줄거리 ]

그녀는 30대 중, 후반의, 미혼 여성이라고 했다.

직장까지 찾아와주는 수고를 한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약간' 있었다.

그녀는 3분 정도 다른 고객과 전화통화를 하고는, 나와 인사했고, 곧바로 내 현재 재무상태에 대해 분석했다.


저축 가능 총액을 알려주니, 자신만의 분석으로, '적금 얼마, 펀드 얼마, 변액연금보험 2종, 각각 얼마'라는 결과를 내 놓았다. 그리고 동의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변액연금보험 가입하시고 추후에 괜찮은 펀드에 가입해드릴께요' 라며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가족관계 (실질적 가장이며 내 나이 또래의 남동생이 있다고 말했다.)를 말하며, 자신의 인생 역정을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장기 상품에 가입해두지 않아서 지금와서 후회한다는 말도 곁들였다.


변액연금보험은 생소한 부분이라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상당히 능숙한 '레퍼토리'를 진행하며, 

'변액연금보험은 수익률 높은 투자 상품이며 많은 장점을 가진다.' 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근거자료로 '네이버 지식인'의 답변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었다.


수익률은 높은 것 같은데, 보험사 수수료 부분이 빠진 것 같아 정확한 수수료 퍼센트, 혹은 금액을 물어봤다.

정확한 수치는 알려주지 않았고 10년이상 유지하면 그 때 부터 다른 상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계속 미심쩍어하고 고민하자, '연구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고민이 길다.'라며, 마치 내가 고민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인 것 처럼 뉘앙스를 풍겼다. '딴사람들은 빨리빨리 계약하는데, 이 좋은 상품을 왜 이렇게 고민하세요?' 라는 느낌이었다.    



분석.

■ 그가 사용한 테크닉

   ○ 처음 만나는 고객과의 친밀도, 신뢰도 향상을 위해 자신의 개인사를 알려주었다. 

   ○ 다음 달이면 수수료가 대폭 상승하기 때문에,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공포심을 심어주었다. 

   ○ 고객의 의문사항을 예상했고, '네이버 지식인'을 근거자료로 사용했다.

   ○ '내 동생이면 그냥 잔말말고 가입해라고 했을거다'라며, 누나의 조언인 것 처럼 다가가려 했다.

   ○ 나와 같은 '연구직' 사람들의 고객의 사례를 말해주며, 연구직 사람들도 가입은 필수적인 것 처럼 유도했다.


■ 문제점

   ○ 보험의 투자 규모, 투자처, 자금운용 방법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었다.

   ○ 거창하게 근거자료라고 내놓은 것은 네이버 지식인 답변이었다. 지식인은 초등학생도 답변을 달 수 있다.

   ○ 수익 중, 보험사가 취하는 수수료 부분 설명 부족. 당신들이 가져가는 돈이 얼마인지 설명을 왜 안해주는지?

   ○ 다음 달 오른다는 수수료의 상승률이 얼마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 총평

   ○ 그녀는 분명 몇 권의 책이나 사내 세미나를 통해 마케팅 방법에 대한 내용을 숙지했을 것이다. 업계에서의 수년간의 구력으로, 직접 채득한 스킬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몇몇 테크닉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했던 것 같다.

   ○ 그녀의 현란한 테크닉은 혹할 정도로 능수능란 했으나, 'Win-Win' 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상담 후반부엔 '빨리 계약 끝내고 다른 고객 만나러 가야 하는데' 라는 뉘앙스가 진했다. 계약을 하더라도 이후에 나 라는 고객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 같았다. 혹은 다음엔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 보험설계사가 제시하는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수익률은 충분히 높으니 투자하시라' 라고 하는데, 결정적으로 '수익 중 회사는 몇 년동안 몇 프로를 챙긴다'라는 정보를 주지 않았다.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줄 알고 잠깐 찾아봤는데, 확인할 수 없었다. 보험사에서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거나, 혹은 찾기 힘들게 해 놓았다는 느낌이 든다.

   ○ 결국, 강추 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정말 좋은 상품일 수도 있지만, 제한된 정보를 받고서 무턱대고 수십만원 대의 상품을 가입할 수는 없었다. 

   ○ 그의 테크닉은 훌륭했다. 그러나 내가 '좀 더 생각해보겠다' 라고 말했을 때, 두 번, 세 번 찾아와서 권유할 정도의 정성이나, 노력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내가 노력에 비례하는 매출을 올려줄 수는 없겠지만.)



■ 내가 더 알아봐야 할 것

   ○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 지인 등을 통한 변액연금보험에 대한 정확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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