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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3일째다.
오늘은 수강신청이 있는 날이다. 아침일찍 일어나 수강신청 시간표랑 수업코드를 한번 더 확인해보고,경건한 마음으로 10시를 기다렸다.

오전10시....우리학교 4,5학년들의 광클릭이 시작되었다.

제일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지는 못했다. 매일경제신문에서 협찬하는 과목인데, 유명 경제인사를 옴니버스식으로 초청해 강의한다. 수업내용이 괜찮아서 인기가 많다. 항간엔 수강신청 시작 후 0.05초 만에 60석이 꽉 찬다는 소문도 있다.
결국 신청한 과목은 '에니어그램의 이해' '불교 사상과 철학'이다. 선택하고 보니 심리, 종교 영역이었다. 나머지 전공은 우리과에서도 '반도체 수강트리' 종합 셋트다. 2,3,4학년 1학기의 반도체 과목을 한번에 듣는, 두 번 공부할 내용을 한번에 끝내버리는 훌륭한 과목선택이다.ㅎㅎ

전공과목 신청을 끝내고 훈훈한 마음이었으나 잠시 생각해보니 한학기 430만원씩 내면서도 듣고싶은 과목 하나 선택 못했다는게 퍼뜩 생각이 났다. 수강신청 방법이 더 나아지기는 힘들겠지만, 왠지모를 억울함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 같았으면 담배를 한대 피고 시작했을 하루다.
꾹 참고, 박하사탕을 까먹으며 학교로 올라갔다.
오랫만에 보는 천홍이. 같이 가는 길에 담배를 꺼내길래 비웃어 줬다.
'어머! 아직도 담배피는 교양없는 사람이 있구나!'
'형, 일주일 후에 담배달라고 하지마요.'
후배들은 내가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는 모습을 꽤 많이 봐와서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담배가 가장 생각날 땐,
1. 식후
2. 술마실 때
3. 걸어갈 때
4. 책에 어려운 내용 나왔을 때
그럴 때 마다 박하사탕을 먹으면서 견디고 있다.
어제 술을 마시다가 손이 잠깐 떨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약간 당황했지만, 오늘 그런 현상이 없는걸로 봐서는 잠깐, 일시적인 현상인 듯 하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낮잠을 20분 정도 잤다. 혹시 무기력증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일어나서 다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그냥 낮잠이었지 싶다.

오늘은, 간만에 집에 일찍 들어와 샤워를 하고 바디로션을 발랐다.
담배냄새가 섞이지 않은 로션냄새를 맡으며 뿌듯하고 있다.
지난 주말엔 담배냄새로 쩔어있던 옷들을 다 한번씩 빨았다.
ㅎㅎㅎ 아자! 금연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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