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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문자가 왔다.
'중앙도서관 4시 LG전자 채용 설명회'
나는 내년 2월 졸업생이라, 지원자격은 없지만
요즘 상황이 어떤지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싶었다.


'참... 여러분께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여러분은 정말 운없는 분들입니다.'
라고 운을 띄운 LG전자 채용 담당자.

'언론에서 발표하는 채용규모를 그대로 믿으시나요?
불경기에 대규모 채용을 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작년 하반기 신입사원들이 가장 운좋은 사람들이죠.
지하철 문 닫기 바로 직전에 올라탄 사람들이구요,
여러분들은 문 닫히는 걸 눈앞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작년보다 1/3 정도로 채용규모가 줄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 채용은 '인턴'입니다.
연수기간동안 평가를 받고 나서 job offer가 이루어 집니다.'



흐르는 정적...
사람들 표정이 굳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게다가,
2010년 2월 졸업자는 지원자격이 아예 없다.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정부에서 지침이 떨어진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기 졸업자들을 먼저 채용해서
발표되는 실업률을 낮추려는 의도가 아닐까?

전자회사라 역시 전자/전기/컴퓨터/제어 분야의 채용은 많았다.
그리고 상경계열, 기계 전공 정도...?
스페인어, 포르투칼어 능통자도 꽤 채용한다고 했다.

담당자가 지원할 때 유의사항, 지원 전략 등 몇 가지 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글쎄다.
설명을 들으면서, 왠지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졸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83년, 84년생이다.
이해찬 1세대
'특기,적성에 맞는 활동 하나만 잘 해도 대학에 간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제대로 실현한 세대다.
학교는 4시가 되면 수업이 끝났고 야자나 보충수업은 없었다.
순진했던 우리들은 수능공부는 덜해도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난이도의 수능 때문에 뒷통수를 맞았다.
대학 합격여부는 특기, 적성 보다는 수능 점수로 판결났다.

이해찬 1세대...
유사 이래 최저 학력, 단군이래 최저학력, 해방 이후 최저학력
등등의 수식어를 앞에 붙이며 입학했다.

그래도 다들 열심히 스펙을 만들고, 어학연수를 갔다왔다.
토익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최소조건'이라도 만들기 위해 아둥바둥 한다.

돌아오는 것은 1/3의 채용규모.
'여러분이 불쌍합니다.' 라는 값싼 위로. 립써비스.
20% 봉급이 깎인 '너,무,나,고,마,운' 잡셰어링.

날씨도 우울하고,
맘도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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