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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일차, 첫 여행지는 사실 천안이었다.
천안에서 선배를 만났다.
선배는 모 회사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기숙사 규정상 외부인은 출입이 금지되어있지만,
몰래 들어갔다.(마치 영화 속 한 장면 처럼 빌린 ID카드를 내것인 마냥 제시하면서..;;)
밤새 거하게 한잔 하면서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여행을 축하해주는 형의 덕담과 용돈을 정말 감사하게 받았다.ㅎㅎㅎ

다음날 아침. 회사 식당에서 아침밥을 먹고, 간식도 챙겨서 나왔다.

여행 2일차.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8월 9일, 전주로 향했다.

전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계획했던 행선지를 파악했다.
'그래, 전주에 내리면 그때 부턴 걷기만 하는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도보여행은 정말 멋진 것 같아~~ㅎㅎㅎ'

마침 그날은 날씨가 참 맑았다.
에어컨이 나오는 버스에서 바라본 하늘은 정말 멋졌다.
드넓은 평야, 푸르고 높은 하늘....여행 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다.

버스에서 내리니...
폭염주의보가 왜 폭염주의보 인지 온몸으로 느껴졌다.
막상 전주역에 내리니 어디로 가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전주 시내로 걸었다.

룰루랄라~~ 
오후 한시에 무더위 속에서 한시간을 걸으니 체력이 고갈되는게 느껴졌다.
최대한 짐을 줄였다고 생각한 가방이 매우, 무거웠다.
불필요한 짐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내일 당장 코펠은 집에 올려보내야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왜 도보여행을 하려고 하는 건지 의문이 갔다.
지난 2년동안 고생했으니, 한달동안 만큼은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자는게 여행의 목적이었다.

"그런거면.....사서 고생할 필요 있나?"

여행시작 두시간만에 도보여행에서 버스여행으로 바꿨다.
그동안 준비했던 계획들이 한순간에 틀어졌지만.
뭐 어때?
내 시간인데. 내 여행인데. 나만 좋으면 그만이지. ㅎㅎ
어떻게 만들어낸 한 달이라는 자유시간인데, 고생할 필요 없다.

일단, 전주시내, 한옥마을에 도착했다. 마침 소나기가 내려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한 동안 한옥마을, 풍남문, 남문시장을 구경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한옥마을에 구경온 사람들이 많았다.




여행 시작 후 처음 찍은 독사진.
이때 까지만 해도,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라고 부탁하는게 어색했다;;


한옥 마을에서 문화재 설명을 해주시는 가이드 아저씨.
전주가 완전주(完全州)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전한 도시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주면 그냥 전라도 촌 아냐?'란 생각이 강했다.









남문시장에서 먹었던 2500원 짜리 팥 칼국수.
음식이 만들어지기 까지 20분 정도 걸렸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직접 팥을 갈아 만들어 주셨다.
싼 가격에 배불리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한가지 단점이라면, 다 먹어갈 때 쯤 약간 물린다.

사진은 없지만 전주의 음식은 아주 훌륭했다.
값이 싸고 양이 푸짐하고 무엇보다 맛깔진 음식들이 많았다.

호남 제일문 이라는 현판이 달린 풍남문이다.
멋진 저녁 노을이 여행 1일차를 축하해 주었다.ㅎㅎ


여행 1일차라 굉장히 낯설고, 어색하다.
다리에 느껴지는 바람결이 상쾌하고(난 반바지를 거의 안입는데 여행땐 반바지만 입었다.)
마음껏 쓸 수 있는 시간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해야할 일'들 속에서 벗어나 '하고싶은 일'들로만 채울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전주는 여유와 멋이 있는 도시인 것 같다.
옛날에 양반들이 많이 살았나?
곳곳에 남도 특유의 멋이 느껴졌다.
특히 '국악카페'가 가장 신기했다. 국악까페라니.... 


돈을 아끼기 위해 첫날부터 찜찔방에서 잤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전라도 주요도시들의 찜질방을 이용했는데,
찜질방 이용기는 다음에 따로 적어야 겠다.

여행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잠들기 전, 지도를 펴놓고, 내일은 남원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아... 한달동안 자유라니...
첫날, '난 자유인이다~'라는 것을 실감하며 뜨뜻한 찜질방에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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