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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제가 정말 어려운 요즘이라고 합니다. 제가 어느 정도 신문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된 이후엔, 우리나라 경제가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샌드위치 위기' 'IMF' '성장동력의 부재' 등등 비관적인 전망이 항상 신문지상에 나타납니다.  이 책은 이런 비관론을 뒤로 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강점, 희망적인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비관론에 지치신 분들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작년이었나요? 아니면 재작년 이었나요?
 당시 삼성 회장이었던 이건희씨가 '대한민국 경제 위기론'을 어디선가 말했을 때, 언론에서는 참 말이 많았습니다. 때마침 노무현 정권이 언론의 표적이었던 때라, 비관론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사람들에게 퍼져나갔습니다.  나라경제가 힘든 상황이고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경제가 희망적이고 상황이 좋다'라는 말은 IMF이후에 들어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위기였고, 언제나 불황이었고, 그 주된 이유는 정권의 좌향 경제 정책 때문이었다고 들어왔습니다.

경제 쪽으로는 워낙 아는 것이 없어서, 그런 언론플레이에 '역시 진보적 정부는 경제분야엔 약한거군.' 이란 너무나 유치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저 말고도 이런 분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책은 비관적인 한국경제를 조금 더 긍정적인 자세로 바라보는 책입니다.

 제목 속에 '희망보고서'란 단어를 담고 있습니다. 언뜻보면 근거없는 긍정적인 내용을 억지논리로 편집해서 판매수를 늘리려는 그렇고 그런 책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엄연히 'TV 책을 말하다'에 추천된 책이라고 합니다. 전 그 프로그램에 소개된 책들에 대한 무조건 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의 미심쩍은 첫인상은 잠시 제쳐두고 한장 한장 읽어나갔습니다. 

책의 첫 부분을 읽고서, '이런 관점으로도 볼 수 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
 ...모든 비관론자들의 입에서 나온 공통적인 핑계는 '정부의 좌파 정책'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어떤 정책이 좌파적인지, 그 좌파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경제를 악화시킬 것인지는 짚어내지 못했다."

좌우 논쟁은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 벌어져야 생산적인데, 한국에서는 막연한 느낌으로 소모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고 꼬집는 문장입니다. 그냥 근거 없이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노무현 정권때는 어느 때 보다 보수적으로 재정이 관리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의 마케팅 모델을 '리틀 아메리카'로 잡아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은 엄청나게 큰 소비 시장입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상품을 출시하면 미국에서 가장 먼저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똑똑한 소비자가 새로운 물건을 찾아 왕성하게 소비를 하기 때문이죠. 한국은 아시아 시장에서 이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는게 가장 좋겠다'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은
 1. 한국 소비자의 이른바 '떼거리 근성'때문에 상품 교체 시기가 상당히 짧다.
 2. 경제가 투명하다.
 3. 전통과 현대 사이의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이렇게 세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전제조건은 한국의 자본주의가 인간의 모습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 일 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위의 세가지 근거가 만족되려면 대부분의 소비자가 비슷한 경제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비슷한 경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때 사람들이 비슷한 소비 패턴을 보유할 수 있어서 시장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책에서는 비관론자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비관론들을 조목조목 비판합니다. 
  역동성의 부재,
 좌향 경제정책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외면,
 수출의 둔화,
 원천기술 부재,
 강력한 노동조합의 존재,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
 한류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
 결국 한국 기업은 외국 자본의 지배에 놓인다.
 
 이런 비관론들을 구체적인 근거를 들며 실제와는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런 비관론은 언론플레이 이며, 이런 비관론 자체는 한국 경제에 도움될 것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저자는 월가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듭니다. 
한국은 해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 기업인, 정부관료들에게서 정보를 수집하면 비관론이 우세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모르는 위기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책의 말미에 미래의 한국 트랜드에 대해 말합니다.
가족주의 - 젊은 시절 혁명을 외쳤던 386세대가 지금의 50 60 세대처럼 권위주의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좋은 타협은 '가족' 혹은 '지역 공동체'와 같이 언뜻 보기에는 안정을 지향하면서도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어두운 기억을 떠오르게 하지 않는 이념이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출산 장려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사회적 제도 또한 계속 더 마련될 것이다. 가족주의에 의해 파생되는 시장, 육아, 웰빙, 교육 분야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박애주의 - 코리안 드림을 실현가능한 꿈으로 만들어 놓고 더 많은 이주 노동자들을 불러 모아야 할 것이다.
부동산 부자에서 월급 부자 시대로 - 기업가 정신으로 마케팅(이미지 메이킹을 말하는 듯)이 더 활발해 질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는 어떤 자신감으로 국가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란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노암 촘스키가의 말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직한 발전의 모델을 이룬 나라가 현실 세계 중 어디인 것 같냐는 질문에 노암 촘스키가 대답한다.
  "한국 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제국주의 식민 지배를 딛고 일어나서, 다른 나라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동시에 독재 정권에 항거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해냈습니다. 세계 최고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할 정도로 첨단 기술이 온 국민들에게 골고루 퍼졌고, 2002년에는 네티즌의 힘으로 개혁적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정도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발전했습니다."

 이 문장을 만나고서, 한 동안 정말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 속에서, 기사속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긍정적인 대한민국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가 그리 암울했던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비관적인 경제 전망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엔 언론의 속성, 그리고 정치꾼들의 모략, 그리고 기자들의 '한 건'주의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제기사 역시 가려서 봐야 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경제를 전공하지 않았기에 경제 기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기는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관점으로 보는 안목을 키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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