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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반. 합.


처음 정반합의 이론을 접한 것은 술자리에서였다.

동아리를 운영하던 대학교 2학년 겨울에, 그 형은 새벽 3시 허름한 국밥집에서 진지한 눈으로 나에게 정반합의 원리를 설명해주었다.


정반합. 

내가 이해한 정반합의 정의는, "기존의 가치는 새로운 가치에 도전을 받고, 서로의 합일점을 찾은 뒤 진보해 나간다.' 이다.


내가 이 원리를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는, 내 방식으로 이해한 다른 깨닳음이 있기 때문이다.

정과 반은 필연적으로 부딪힌다. 부딪힘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이를 잘 해결하면 역사는 전진한다. 내가 속한 조직이 전진한다. 

그러나 부딪힘이 일어날 때, 원칙을 가져야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나와 다른 것을 배척하지 않는 것.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척하지 않는 것. 

오히려 그런 수준을 넘어, 니체가 말 했듯이, 익숙하지 않은 것에 호의를 가져야 한다.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조직은 정체된다. 

예를들어 S대학 출신들이 뛰어난다고 할 지라도, 그 무리들만 모아두면 조직은 발전하지 않는다.

다양성이 존재하려면,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겉으로만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논의해야 한다.



위의 원리는, 한 가지 가정 아래에서 성립된다.

가정 : 조직의 목표는 뚜렷하고, 갈등 당사자들(정, 반)이 그 목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위의 가정이 없다면, 애초에 정반합의 원리는 소용이 없어진다.


발생한 싸움이 감정싸움이든 이념에 대한 싸움이든, 방법론에 대한 싸움이든, 싸우는 주체들은 생각해봐야 한다. 

"왜 우리가 싸우고 있지?"

"싸움의 목적은 무엇이지?"


목표의 부재. 조직의 철학의 부재. 꿈의 부재 속에서 조직 내부의 싸움은 허망할 뿐이다. 

감정적, 육체적 에너지 소비만 커진다.



물어본다.


내가 속한 조직의 목표는 무엇인가.

내가 속한 조직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구성원들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 싸움의 목적은 무엇인가.

내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설득하기 위해 지금 싸우고 있는지 상대가 정확하게 알고 있나.


위의 물음에 즉각 대답이 안나오면, 싸움도 즉각 멈춰야 한다. 


무의미 하기 때문이다. 


멈추기 싫다고?


멈추지 마시라. 목적 없이 그저 '이기기 위해' 싸우는 싸움은, 목표 없이 방황하는 그대의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아, 내가 그래도 살아있구나.'라고 느끼게 해줄 수도 있으니. 그러나 목표없는 삶은 허무하고, 그대의 싸움도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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